Sunday, March 27, 2011

비행기 안에서


얼마 전 영국에서의 일주일 방문 후 다시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있었던 일이다. 그때 나는 혼자서 비행기를 탔기에 낯선 사람들 사이에 앉고 있었는데, 내 옆에는 어느 부자지간 둘이 앉아 있었다. 아들은 한 6살이 안돼 보이는 꼬마였는데, 비행기 내부의 모든 것이 다 새롭게만 한 것을 보아 아마 이번이 처음, 아니면 두 번째 비행기를 타보는 것 같았다.
상냥히 아들의 안전벨트를 매어주는 모습이나, 식사 후 따뜻하게 아들 위에 이불을 덮어주는 아버지의 모습에서, 아들을 무척 사랑하는 아버지임이 틀림없었다.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이 아버지에게 “나 화장실 가고 싶어”라는 신호를 하는 게 내 눈에 띄었다. 이때 그 아버지의 반응이 특이했다. 비행기 화장실에 같이 다녀오길 바랐던 아들의 바람과는 달리, 그 아버지는 비행기 저 뒤편에 있는 화장실의 위치를 아들에게 명확히 가리키고, 아들보고 혼자 다녀오라고 한 것이다. 분명히 이건 귀찮아서가 아니었다.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인 것인지 모르겠지만, 그 아버지는 자기 아들이 이런 낯선 환경에서도 혼자 용기를 내어 화장실을 다녀오길 원했던 것 같았다.

순간 내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.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아버지도, 이 한치의 앞도 볼 수 없는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내가, 용기를 가지고 담대히 미지의 세계에 가길 원하시는 건 아닐까? 물론 내 능력이나 머리를 의지하는 게 아니라 오직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지만,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그 믿음에서 흘러나오는 담대함과 용기 말이다. 아이러니하게도,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로서는, 하나님을 진정으로 의지하게 될 때에 드디어 주위 환경과 세상을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해방되는 것이 아닐까?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,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믿음의 눈으로 보고 가는 것, 안되는 일을 되게 하고, 미지의 세계에 겁 없이 나아갈 수 있는 것,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을 의지하고 마음에 참 평안을 누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당연히 할 수 있어야 하는 일이 아닐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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